민수기 34장 16-29절의 지도자 명단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깊은 질서와 계획을 발견하게 됩니다. 겉보기에 평범한 이름 목록에서 하나님의 주권, 인간의 불완전함,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 나라의 질서과 최종적으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묵상하였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지루해 보이는 긴 이름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오늘 본문을 읽으면서도 아마도 "이런 이름들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라는 고민을 가지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이름들이 나열되는 이 모습이 나와 상관이 없어 보일 뿐 아니라,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생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은 이름들을 순서에 따라, 계보에 따라 제시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질서의 하나님이시며, 하나님의 계획 속에는 놀라운 질서와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속에 기록된 명단들은, 하나님께서 약속의 땅인 가나안 땅을 분배할 지도자들을 미리 지명하신 기록의 산물입니다. 본문을 통하여 우리는 세 가지의 중요한 사실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세심한 계획과 주권, 불완전한 인간을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방식, 그리고 이 모든 질서를 완성하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16절을 보시겠습니까?
민수기 34:16,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 간단한 구절은 이어지는 모든 임명이 인간의 정치적 타협이 아닌 하나님의 직접적인 계획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 제사장 엘르아살과 여호수아를 중심으로 각 지파의 지도자들을 미리 세우십니다.
이러한 사실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이 단순히 땅을 차지하는 것을 넘어, 그 땅에서 하나님의 백성다운 공동체를 이루며 살기를 원하셨음을 의미합니다. 마치 천지 창조 때 혼돈 속에 질서를 세우신 것처럼, 약속의 땅에서도 새로운 시작을 위해 질서를 세우고 계십니다. 각 지파와 지도자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은 하나님의 계획이 추상적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사랑을 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완벽한 계획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그 질서를 깨뜨리곤 합니다. 에덴동산의 첫 불순종 이후, 인류 역사는 하나님이 세우신 질서에 대해 도전해 왔고 불순종하는 혼란을 자행해 왔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광야에서, 가나안 정착 후에도 끊임없이 하나님의 질서를 거스르며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려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타락'한 인간의 현실입니다. 오늘날 개인의 방황과 사회의 혼란 역시 근본적으로는 하나님이 디자인하신 삶의 질서에서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계획을 이루시기 위해 사람들을 부르시고 사용하십니다. 본문의 지도자들은 각 지파를 대표하여 땅 분배라는 중요한 임무를 맡습니다. 이러한 장면을 통하여 우리는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시는 것이 아니라, 인간 지도자들과 협력하여 일하신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하나님은 완벽한 질서를 계획하시지만, 그 계획을 수행하는 이들은 불완전한 인간입니다. 이 지도자들 역시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들로, 약점과 실수가 있었을 것입니다. 사사 시대의 혼란이 이러한 사실들을 증명합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그들을 통해 일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율법과 은혜' 사이의 긴장입니다. 율법은 하나님의 완전한 기준을 보여주지만, 우리는 그 기준에 도달할 수 없기에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지도자들을 세우신 것은 그들이 완벽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의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할 때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그들을 세우신 것입니다. 오늘날도 하나님은 교회와 가정, 직장에서 리더들을 세우십니다. 그 리더십이 항상 완벽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는 그들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보아야 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합당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능력이 아니라, 우리를 부르시고 사용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구약의 모든 이야기와 제도는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민수기의 지도자 명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약속의 땅을 분배하고 백성을 인도했지만, 그것은 장차 오실 진정한 인도자, 참된 기업을 주실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의 일부분을 보여 주는 역할을 하였을 뿐입니다.
예수님은 제사장 엘르아살처럼 우리의 대제사장이 되셔서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완전하게 중보하시는 중보자이십니다. 또, 여호수아(예수와 같은 이름)처럼 우리를 죄의 속박에서 건져내어 하나님 나라라는 영원한 기업으로 인도하시는 유일한 인도자이십니다. 이 땅의 지도자들은 불완전하고 때로 실패했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완전하신 지도자이시며, 주의 통치는 흠이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깨어진 하나님의 질서를 회복하셨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우리는 죄로 인해 상실했던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진정한 안식과 평화를 누리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지리적인 가나안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약속의 땅을 기업으로 받았습니다. 교회는 그 새로운 질서, 즉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이 땅에 미리 보여주는 공동체로 부름받았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타난 이름들의 기록은, 단순히 고대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름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이 이름들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세심한 계획과 주권을 나타내셨고, 우리는 하나님의 일하시는 방식을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완성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여전히 혼란스럽고 무질서해 보이는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때로는 우리 자신의 삶조차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일하고 계시며, 하나님 안에는 변함없는 질서와 목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첫째, 하나님은 모든 것을 주관하시며, 하나님의 계획은 선하고 완전하다는 것을 신뢰하십시오. 둘째,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맡기신 역할과 책임을 알고, 그 질서 안에서 충성스럽게 살아가십시오. 셋째, 우리의 진정한 인도자요 기업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거하십시오.
이 땅의 모든 질서는 불완전하지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시작된 하나님 나라의 완전한 질서를 소망하며 살아갑니다. 주님이 세우신 질서 안에서 믿음으로 순종하며 살아갈 때,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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