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35:1-8절의 '레위인의 성읍'은 오늘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초청과도 같습니다. 당신의 시간, 재능, 재물을 구별하여 드리는 청지기의 삶이 왜 중요한지, 이기적인 세상 논리를 넘어선 하나님 나라의 나눔과 순종이 어떻게 삶 전체를 풍성한 축복으로 이끄는지 설교문 속에 정리하였습니다.
여러분, 붐비는 도심에서 주차 공간을 찾아 헤매본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약속 시간은 다가오는데 빈자리는 보이지 않고, 마음은 타들어 갑니다. 그러다 마침내 '예약석' 혹은 '지정 주차' 표시를 보면 어떤 마음이 드십니까? '아, 저 차의 주인은 얼마나 편할까' 하는 부러움과 함께, 미리 준비된 공간이 주는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민수기 35:1-8절 말씀은, 약속의 땅 가나안 입성을 앞둔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거룩한 부동산 계획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라는 거대한 새 도시 안에, 당신의 특별한 목적을 위한 '지정 주차 구역', 즉 '레위인의 성읍'을 만들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런데 이 계획에는 세상의 계산법과는 전혀 다른, 놀라운 하나님 나라의 수학 공식이 담겨 있습니다. 이 공식은 단순히 땅을 나누는 법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삶 전체를 하나님의 통치 아래 두는 법을 가르쳐주는 청사진입니다.
본문 8절을 다시 한번 보십시오.
민수기 35:8, 너희가 이스라엘 자손의 소유에서 레위인에게 너희가 성읍을 줄 때에 많이 받은 자에게서는 많이 떼어서 주고 적게 받은 자에게서는 적게 떼어 줄 것이라 각기 받은 기업을 따라서 그 성읍들을 레위인에게 줄지니라
이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의 경제학입니다. 세상의 논리는 많이 가진 자가 더 많은 권력을 누리고, 더 적은 책임을 지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곳에서는, 많이 받은 자에게 더 큰 책임이 주어집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이 원래 자신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심 아래 위탁받은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 나눔의 원리를 통해 공동체 전체는 무너지지 않고 함께 세워져 가게 됩니다. 이것은 3,500년 전 광야에서 일어났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오늘, '당신의 삶'이라는 도시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이며 목적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레위 지파에게 한 곳에 모여 살 수 있는 큰 땅을 주시지 않고, 48개의 성읍을 각 지파의 영토 안에 '흩어서' 주셨을까요? 레위인들은 제사장이요, 율법 교사였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영적 심장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디에 살든지,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과 예배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를 원하셨습니다. 레위 성읍들은 이스라엘 전역을 거룩하게 만들고, 하나님의 임재를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영적 발전소'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이 원리는 오늘 우리의 삶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주일 아침에만 잠시 거룩한 척하는 '문화적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우리 하나님은 우리의 삶 전체가, 삶의 모든 영역이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성경적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당신의 가정, 당신의 직장, 당신의 인간관계, 당신의 재정 관리가 바로 이 시대의 '레위 성읍'이 되어야 합니다.
당신의 일터에서 당신의 정직함과 성실함이 빛을 발할 때, 그곳은 이미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레위 성읍이 됩니다. 당신이 자녀를 세상의 성공 공식이 아닌 하나님 말씀의 가치관으로 양육할 때, 당신의 가정은 다음 세대를 위한 영적 발전소가 됩니다. 당신의 시간과 재능의 일부를 구별하여 교회를 섬기고 연약한 이웃을 돌볼 때, 당신은 당신의 삶이라는 영토 안에 거룩한 하나님의 특별 구역을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삶 일부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삶 전체에 흩어져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통로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의 이 원리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성경 전체를 관통하며 흐르는 하나님 나라의 핵심적인 가치이자 원리입니다. 성경에는 또 다른 어떤 인물들이 하나님 나라의 원리를 지켰을까요?
첫째, 아브라함의 자발적 헌신입니다(창 14장). 율법이 주어지기도 전에, 아브라함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길에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 멜기세덱을 만납니다. 그는 자신의 승리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고, 모든 전리품의 십 분의 일을 자발적으로 드립니다. 아브라함이 보인 이 모습은 의무나 규칙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가슴 벅찬 감사에서 우러나온 경배의 행위였습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소유의 일부를 구별하여 하나님의 대리자에게 드림으로써, 모든 소유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한 것입니다.
둘째, 초대교회의 폭발적 나눔입니다(행 2, 4장). 오순절, 성령의 '기름부음'이 모여 기도하는 성도들에게 임하자 초대교회에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그들은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었습니다. 그들은 위원회를 조직해서 결정한 것이 아닙니다. 성령 충만함이 그들의 소유욕을 녹여버리고, '내 것'이 아닌 '우리 것'이라는 하나님 나라의 가족 의식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많이 가진 자는 기쁘게 내놓았고, 그 결과 공동체 안에 가난한 자가 없었습니다. 민수기의 원리가 성령의 능력 안에서 폭발적으로 구현된 것입니다.
셋째, 삭개오의 인격적 변화입니다(눅 19장).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세리장 삭개오를 보십시오. 그는 예수님께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속여 빼앗은 것이 있다면 네 배로 갚겠습니다"라고 선언합니다. 예수님께서 명령하지 않으셨습니다. 왕이신 예수님을 만나자, 그의 삶의 주인이 바뀌었고, 소유의 주권이 이전되었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 놀랍고도 혁명적인 나눔과 회복의 약속이었습니다. 그의 지갑이 회개하자, 그의 삶 전체가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아브라함, 초대교회, 삭개오는 모두 같은 진리를 증언합니다.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내 삶의 일부를 기꺼이 하나님의 목적을 위해 내어 드릴 때, 그곳이 바로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자리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말씀을 맺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레위인의 성읍을 요구하신 것은, 그들의 것을 빼앗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삶 전체를 더욱 풍성하고 거룩하게 만들기 위한 하나님의 배려이자 축복의 통로였습니다. 이스라엘 지파들이 땅의 일부를 구별하여 하나님께 내어드릴 때, 그들의 남은 모든 땅과 소유 위에 하나님의 보호와 축복이 임하게 되는 원리였습니다.
오늘 하나님은 우리에게 동일하게 질문하십니다. "네 삶이라는 그 도시는 누구를 위한 곳이냐? 너의 성공, 너의 안정, 너의 만족만을 위해 설계된 이기적인 도성이냐? 아니면 너의 시간과 재능과 재물의 가장 좋은 부분을 구별하여, 나의 나라와 나의 백성을 위한 '특별 구역'으로 내어놓을 준비가 된 도시냐?"
당신의 삶이라는 도시에 하나님을 위한 자리를 넉넉히 내어드리십시오. 당신의 24시간 중 가장 집중력 높은 시간을, 당신의 재능 중 가장 빛나는 부분을, 당신의 소유 중 구별된 일부를 하나님의 지정 구역으로 선포하십시오. 그때 하나님께서는 그 구별된 영역을 통해 당신의 삶 전체를 하나님의 영광과 능력으로 충만하게 채우실 것입니다. 텅 비었던 주차장을 찾아 헤매던 불안한 삶이 끝나고, 주님이라는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지정석' 안에서 참된 평안과 목적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삶이 바로 이 시대의 '레위인의 성읍'이 되어, 메마른 세상에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거 하는 거룩한 통로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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