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직장, 나의 작은 세상이 내 힘과 혈기로 인해 무너지고 있습니까? 시편 82편에 관한 새벽예배설교 '하나님, 나의 작은 세상을 다스려 주소서'를 통해 우리 모두가 삶의 '작은 재판관'임을 깨닫습니다. 나의 보좌를 주님께 겸손히 내어드릴 때, 불의한 판결이 멈추고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다스리는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도자 모세, 그의 이름 앞에는 늘 ‘온유함’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습니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그런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모세가 40세였을 시절, 그는 자신의 힘으로 정의를 세우려던 서툰 재판관이었습니다. 동족을 괴롭히는 애굽 사람을 보고 혈기를 참지 못해 그를 쳐 죽였습니다. 자기 힘으로, 자기 판단으로 세상을 바로잡으려 했던 것입니다. 그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그의 ‘작은 세상’은 송두리째 흔들렸고, 결국 살인자가 되어 광야로 도망쳐야 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시편 82편 말씀은, 바로 우리 안에도 있는 이 모세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가정과 직장이라는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작은 재판관’으로 서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이 시간 말씀을 통해 나의 보좌를 돌아보고, 그 자리를 기꺼이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재판관’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오늘 말씀을 통해 놀랍고도 두려운 선포를 하십니다. 6절입니다.
시편 82:6, 내가 말하기를 너희는 신들이며 다 지존자의 아들들이라 하였으나
하나님은 우리를 ‘신들’이라, ‘지존자의 아들들’이라 부르십니다. 우리에게 가정과 직장, 그리고 수많은 관계라는 작은 왕국을 맡기시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대리인으로서 거룩하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나가는 존재로 세우셨다는 의미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짓는 표정 하나,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 친구에게 무심코 던지는 댓글 하나가 상대방의 하루를, 때로는 인생을 결정하는 ‘판결’이 될 수 있습니다. 주님은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내가 나의 작은 세상에서 무심코 내리는 그 판결들 앞에, 하나님의 시선이 머물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앉아 있는 그 작은 보좌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그곳은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가 아닌, 나의 상처와 이기적인 욕심이 세운 ‘불의한 법’으로 다스려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스라엘의 초대 왕이었던 사울을 보십시오. 그는 하나님의 명령보다 백성들의 눈치를 보고, 자신의 불안감을 앞세워 왕이 드려서는 안 될 제사를 직접 집전했습니다. 자신의 왕국을 자기 생각대로 통치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 결과는 비참했습니다. 오늘 본문 5절의 경고가 그의 삶에 그대로 임했습니다.
시편 82:5, 그들은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여 흑암 중에 왕래하니 땅의 모든 터가 흔들리도다
우리의 가정이 흔들리고 관계의 기반이 무너지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문제는 환경이 아니라, 내 마음의 보좌에 내가 앉아 있기 때문입니다. 잠언 기자의 외침처럼,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하신 말씀을 붙들고, 나의 보좌를 정직하게 돌아보는 이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내 힘으로 보좌에서 스스로 내려오는 것,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일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절망하는 대신, 오늘 시인처럼 부르짖어야 합니다. 8절입니다.
시편 82:8, 하나님이여 일어나사 세상을 심판하소서 모든 나라가 주의 소유이기 때문이니이다
이 기도는 패배 선언이 아닙니다.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진정한 왕이신 주님이 친히 다스려 주시기를 간구하는 위대한 믿음의 항복 선언입니다. 교만의 극치를 달리던 느부갓네살 왕도, 모든 것을 잃고 짐승처럼 살다가 하늘을 우러러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한 후에야 그의 모든 것이 회복되었습니다. 우리가 나의 보좌를 주님께 내어드릴 때, 바울의 고백이 비로소 나의 고백이 됩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나의 조급한 판결은 주님의 오래 참으심으로, 나의 냉정한 언어는 주님의 따뜻한 위로로, 나의 이기적인 법은 헤아릴 수 없는 은혜의 법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자유요, 참된 평안입니다.
말씀을 맺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오늘 시편의 거울 앞에 서서 왕인 줄 착각하고 살았던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제 이 새벽, 우리의 기도가 이것 하나가 되기를 원합니다. “하나님, 나의 작은 세상을 다스려 주소서.” 오늘 하루, 현관문을 나서는 첫걸음부터, 직장에서 사람을 대하는 그 순간, 잠든 자녀를 바라보는 그 찰나에, 당신의 보좌를 기꺼이 주님께 내어드리십시오. 주님이 다스리시는 곳에 참된 평안과 생명이 흘러 넘칠 것입니다. 그 은혜가 오늘 여러분의 모든 삶의 자리에 강물처럼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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