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땅에 시작된 심각한 기근으로 인하여 생존의 위협을 느낀 아브라함과 사라는, 상대적으로 기근이 없던 애굽 땅으로 내려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라는 바로의 집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일로 인하여 하나님께서는 바로의 집안에 재앙을 내리셨는데, 어떤 재앙이었을까요?
여호와께서 아브람의 아내 사래의 일로 바로와 그 집에 큰 재앙을 내리신지라 바로가 아브람을 불러서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나에게 이렇게 행하였느냐 네가 어찌하여 그를 네 아내라고 내게 말하지 아니하였느냐 네가 어찌 그를 누이라 하여 내가 그를 데려다가 아내를 삼게 하였느냐 네 아내가 여기 있으니 이제 데려가라 하고 바로가 사람들에게 그의 일을 명하매 그들이 그와 함께 그의 아내와 그의 모든 소유를 보내었더라
하나님께서 아직 이름을 바꿔 주시기 전에, 아브람과 사래는 점점 남방으로 내려 오는 중에 심각한 기근을 겪게 됩니다. 창세기 12장 10절에는 '기근이 심하였다'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심하다'는 의미의 히브리어는 'כָּבֵד'(카베드)입니다. 이 단어는 단순히 심하다는 의미를 넘어서서, '물질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태'이며 '아주 나쁜 상황' 그리고 '광범위한 분야의 고통'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아브람과 사래가 경험하고 있는 기근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과 사래는 상대적으로 기근을 피할 수 있는 땅인 애굽으로 내려왔습니다. 애굽에 기근이 없었던 이유는 '나일강'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마르지 않는 나일강은 강변을 따라 애굽 온 땅을 비옥하게 하였으며, 따라서 가나안 땅의 기근과는 상관없이 애굽은 기근을 겪지 않고 있었습니다.
애굽으로 내려간 아브라함은 사래를 자신의 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아내라는 사실은 숨겼습니다. 결국 애굽 왕 바로는 사래를 자신의 궁 안으로 들였고 아브라함은 바로의 후대를 받고 많은 가축을 받았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 보신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주신 약속을 이루시기 위하여 바로와 그의 집에 큰 재앙을 내리셨습니다.
본문 속에 나타난 하나님은, 자신의 약속을 신실하게 지키시는 분이십니다.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는 먼저 아브라함을 선택하시고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창세기 12장에서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땅과 자손, 나라, 명성, 복을 약속하셨습니다. 또한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이 복의 근원이 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래서 사라가 바로의 아내가 되는 것을 막으시기 위하여 큰 재앙을 바로와 바로의 집안에 내리셨습니다.
따라서 먼저 아브라함을 선택하여 불러 주신 하나님은 먼저 움직이시고 활동하시며 구원의 역사를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또한 하나님은 한 번 약속하신 것을 반드시 지키시는 미쁘신 분이십니다.
본문의 17절에는 "바로와 그의 집"에 재앙을 내리셨다고 기록합니다. 히브리어 성경에는 "אֶת־פַּרְעֹ֛ה נְגָעִ֥ים גְּדֹלִ֖ים וְאֶת־בֵּיתֹ֑ו"(엣-파르오 느가임 그돌림 붸엣-베이토)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의미는 "바로에게 큰 재앙을 그리고 그의 집에"라는 의미입니다. "그의 집"은 바로의 집안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17절에서는 "그의 나라"로 확장해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바로 개인뿐 아니라 국가 전반에 재앙이 내려졌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 기적적으로 바로에게 내리신 재앙이 어떤 종류의 재앙인지를 알 길은 없습니다. 그러나 재앙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단어인 "נְגָעִ֥ים"(느가임)은 "נֶגַע"(네가, 재앙, 증표)의 복수형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라로 인하여 바로와 그의 나라에 내리신 재앙은 일반적으로 "전염병"의 일종으로 봅니다. 구약성경에서는 물리적인 고통이나 신체적 타격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으며(출 11:1, 왕상 8:37, 시 39:10) 피부에 생기는 물집이나 나병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레 13-14장, 신 24:8)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사야 53장 8절에서는 메시야의 고난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당장의 기근을 피해 비옥한 애굽 땅으로 내려가는 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잊어버린 비신앙적인 행동 중에 하나입니다. 창세기 12장에서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을 부르시고 약속의 땅인 가나안으로 인도하시며 큰 민족을 주시고 이름을 창대하게 하시며 복의 근원이 되게 하겠다는 약속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가나안 땅까지 내려온 아브람은 당장의 기근을 피해 애굽까지 내려갔던 것입니다.
기근을 피해 애굽으로 내려간 일은 현실적인 지혜 즉, 세상 사는 방법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본문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주신 약속에 대한 의심으로 해석하셨습니다. 아브라함과 사라를 통하여 약속의 아들을 주실 계획이셨던 하나님은, 바로로 인하여 이 모든 일들이 틀어지지 않도록 바로에게 재앙을 내리셨습니다.
세상적인 재물의 문제와 영적인 약속을 놓고서 성도가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요? 우리는 하나님의 영적 약속을 우선 순위에 두어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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