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불변하시는 공의와 은혜를 모든 인간들에게 나타내십니다. 오늘 생명의 삶 묵상 본문인 민수기 31:1-12는 거룩한 전쟁을 명령하시는 하나님의 명령 속에 담긴 공의와 거룩함, 그리고 무한한 은혜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본문을 큐티하고 더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완성된 하나님의 은혜와 심판에 대해 설교문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하신 모든 분들. 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하나님의 말씀은 민수기 31장 1절부터 12절입니다. 이 본문은 '거룩한 전쟁', 즉 하나님의 명령에 따른 심판의 내용을 담고 있어, 오늘날 많은 이들에게 적잖이 불편하거나 당혹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어떻게 사랑의 하나님께서 이토록 무서운 명령을 내리실 수 있는가?" "이 고대의 전쟁 이야기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이 우리 마음속에 떠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감정이나 시대적 통념을 만족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변치 않는 성품과 우리를 향한 깊은 뜻을 드러내기 위해 주어졌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준엄한 본문 속에서 하나님의 불변하는 공의로우심을 발견하고, 더 나아가 그 공의의 그늘 아래 숨겨진, 우리를 향한 놀라운 경고와 은혜의 메시지를 발견하고자 합니다. 이 엄중한 심판의 기록이 어떻게 우리를 그리스도의 은혜 앞으로 인도하는지, 그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보기를 원합니다.
본문 1절과 2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민수기 31:1-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의 원수를 미디안에게 갚으라 그 후에 네가 네 조상에게로 돌아가리라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이 전쟁은 인간의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주권적인 명령이었습니다. 여기서 '원수를 갚다'(나캄, נָקַם)는 단순한 보복이 아니라, 훼손된 하나님의 공의를 회복하고 죄악을 바로잡는 심판의 행위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미디안은 어떤 죄를 지었기에 이토록 무서운 심판의 대상이 되었습니까? 우리는 민수기 25장을 기억해야 합니다. 미디안은 발람의 사악한 계략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유혹하여 바알브올 우상을 숭배하게 하고 음행에 빠뜨렸습니다. 이들의 행동은 단순한 적대 행위를 넘어, 하나님의 백성을 영적으로 타락시켜 그분의 거룩한 언약 관계를 파괴하려 했던 치밀하고도 악의적인 시도였습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 진중에 하나님의 무서운 염병이 임했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거룩하심과 당신의 백성의 순결을 더럽히는 죄를 결코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따라서 7절과 8절에 기록된 대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미디안의 남자들과 다섯 왕, 그리고 이 모든 죄악의 배후였던 발람까지 처단했습니다. 발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알면서도 탐욕에 눈이 멀어 하나님의 백성을 넘어뜨리려 했던 자입니다. 그의 최후는 죄의 삯이 사망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성도 여러분! 이처럼 죄의 실상은 참혹합니다. 죄는 개인의 파멸을 넘어 공동체를 파괴하고, 궁극적으로는 거룩하신 하나님을 대적하도록 유혹합니다. 이 준엄한 심판의 기록 앞에서, 우리는 먼저 죄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합니다. 만약 죄가 이토록 심각하지 않다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그토록 처절한 고통을 당하실 이유도 없었을 것입니다.
본문에서 말한 무서운 심판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합니다. 미디안을 향한 하나님의 진노는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을 보호하시려는 보호적 은혜의 또 다른 표현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구속사의 통로였으며, 그들을 통해 장차 온 인류를 구원할 메시아,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죄악의 누룩이 자신의 구원 계획을 망치지 못하도록, 단호한 조치를 취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받은 모세는 즉시 순종합니다 (3절). 모세는 각 지파에서 천 명씩, 총 만 이천 명을 무장시켜 전쟁에 내보냅니다. 특별히 6절을 보면 비느하스가 다시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민수기 31:6, 모세가 각 지파에 천 명씩 싸움에 보내되 제사장 엘르아살의 아들 비느하스에게 성소의 기구와 신호 나팔을 들려서 그들과 함께 전쟁에 보내매
민수기 25장에서 하나님의 질투심으로 죄악을 심판하여 염병을 그치게 했던 비느하스의 존재와 성소의 기구, 그리고 신호 나팔은 이 전쟁이 인간의 혈기로 싸우는 전쟁이 아님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이 전쟁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임재와 능력,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수행하는 '여호와의 전쟁'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전쟁 후, 이스라엘은 미디안의 부녀들과 아이들, 그리고 모든 재물을 탈취하여 돌아옵니다(9-12절). 물론, 이어지는 13-18절에서 모세는 이스라엘을 범죄케 한 미디안 여인들을 살려둔 것에 대해 진노하며 추가적인 정결 조치를 명령하는데, 이러한 모습들은 하나님의 심판이 얼마나 철저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날, 많은 이들은 "내 생각에 옳지 않으면", "내 감정이 불편하면" 하나님의 말씀이라도 따르기를 주저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절대적인 순종을 요구합니다. 이스라엘이 그들의 전략이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순종으로 승리했듯이, 우리 삶의 영적 전쟁 또한 그러합니다.
여리고 성 정복(여호수아 6장) 역시 인간의 이성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순종이 어떻게 승리를 가져왔는지 보여줍니다. 반면, 사울 왕은 아말렉을 진멸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부분적으로 순종함으로써 결국 버림받았습니다(사무엘상 15장). 이는 부분적 순종은 곧 불순종이며, 하나님의 공의를 온전히 이룰 수 없음을 경고합니다.
참된 순종은 율법주의적인 강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사랑의 반응으로 나타납니다.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립보서 2:13)라는 말씀처럼,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은혜로 우리 마음에 순종할 소원을 주시고, 또한 순종할 능력도 공급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주권적 구원론(Lordship Salvation)'의 핵심입니다. 참된 믿음은 반드시 순종의 삶으로 이어지며, 그 순종은 은혜의 열매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오늘 본문의 엄중한 하나님의 공의와 심판의 말씀이 오늘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이 되며, 우리는 그 속에서 어떤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할 수 있습니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종종 "구약의 하나님은 무섭고, 신약의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라고 잘못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분입니다.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 거룩하심과 자비하심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본문 속의 하나님은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나님이십니다.
오늘 본문의 거룩한 전쟁 이야기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불변하는 공의와 죄의 무서운 결과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엄중한 메시지는 절망이 아닌, 오히려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로 인도하는 은혜의 통로가 됩니다. 그 십자가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공의가 완전히 만족되었으며, 우리를 향한 그분의 놀라운 사랑이 확증되었음을 발견합니다.
이제 우리는 이 크신 은혜에 어떻게 응답해야 하겠습니까?
바라기는, 오늘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공의로우심에 대한 경외심과 함께,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십자가의 은혜에 대한 깊은 감격이 우리 모두의 심령에 가득하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남은 생애 동안 그 은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며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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