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3장 1-24절 새벽예배 설교입니다. 약속의 땅 가나안 정탐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의 부르심(아포스텔로), 믿음의 시선(데오레오), 약속의 증거(카르포스)를 붙잡는 신앙의 자세를 나눕니다.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순종과 믿음으로 하나님의 약속을 향해 나아가는 은혜로운 메시지를 전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이 새벽,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우리 모두에게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40년의 긴 광야 생활, 그 끝이 보이는 듯합니다. 저 멀리, 하나님께서 아브라함 때부터 약속하신 땅,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가슴 벅차고 기대되는 순간이었을까요? 하지만 동시에, 미지의 땅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감도 있었을 것입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을 보내어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주는 가나안 땅을 정탐하게 하되 그들의 조상의 각 지파 중에서 지휘관 된 자 한 사람씩 보내라" (민 13:2).
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민수기 13장 1절부터 24절까지의 말씀은, 바로 이 약속의 땅을 향한 첫걸음, 정탐꾼 파송의 이야기입니다. 이 말씀을 통해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은혜의 땅을 향해 나아갈 때, 어떤 믿음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함께 깨닫고 은혜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명령이 떨어지자, 모세는 지체하지 않고 각 지파에서 지혜와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들을 선발하여 보냅니다(3-16절). 갈렙, 여호수아와 같은 익숙한 이름도 보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보내셨습니다'. 히브리어로 '보내다'는 '샬라흐'(שָׁלַח)인데, 이는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을 세상에 보내실 때 사용된 헬라어 '아포스텔로'(ἀποστέλλω)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아포스텔로'는 단순히 어딘가로 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보낸 이의 권위를 가지고 특별한 사명과 목적을 부여하여 파송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마치 대사가 본국의 전권을 위임받아 파견되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정탐꾼들을 '아포스텔로' 하신 것은, 그들에게 가나안 땅을 미리 보고 경험하여 백성들에게 믿음을 심어줄 중요한 사명을 맡기셨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모세와 지도자들은 이 부르심에 즉각적으로 순종했습니다. 이것이 약속의 땅을 향한 여정의 '첫걸음'이었습니다.
우리 삶에도 하나님의 '아포스텔로', 즉 부르심과 보내심이 있습니다. 그것이 가정에서의 역할이든, 직장에서의 사명이든, 교회에서의 봉사든, 혹은 새로운 도전이든, 하나님은 우리를 그 자리로 보내시며 사명을 맡기십니다. 중요한 것은 모세와 지도자들처럼, 그 부르심 앞에 우리의 계산이나 두려움보다 순종으로 첫걸음을 내딛는 믿음입니다. 오늘 하루, 하나님께서 당신을 어느 곳으로, 어떤 사명으로 '아포스텔로' 하고 계신지 귀 기울여 보십시오. 그리고 순종으로 응답하는 복된 새벽이 되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은 정탐꾼들에게 아주 구체적인 지침을 주셨습니다(17-20절). 그 땅 거주민이 강한지 약한지, 많은지 적은 지, 땅이 좋은지 나쁜지, 성읍이 진영인지 산성인지, 토지가 비옥한지 메마른지, 나무가 있는지 없는지를 '자세히 보고 오라'고 하십니다. 심지어 담대하게 그 땅의 실과를 가져오라고까지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보다'는 히브리어 '라아'(רָאָה)인데, 이는 단순히 눈으로 훑어보는 것이 아니라 깊이 관찰하고 파악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신약의 헬라어 '데오레오'(θεωρέω)가 이 의미를 잘 보여줍니다. '데오레오'는 사물의 현상 너머에 있는 본질이나 영적인 실재를 깊이 숙고하고 깨닫는 '통찰력 있는 봄'을 뜻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현실을 외면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현실을 직시하고 면밀히 살피라고 하십니다. 우리의 문제, 어려움, 도전 과제들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거기서 멈추는 것이 아닙니다. 현실(fact)을 넘어, 그 모든 것을 다스리시고 약속을 이루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이라는 진리(truth)를 믿음의 눈, 즉 '데오레오'의 눈으로 바라보기를 원하십니다. 땅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거주민이 아무리 강해 보여도, 그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분은 전능하신 하나님이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의 시선이 문제의 크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위대하심에 고정될 때, 우리는 두려움을 넘어 믿음으로 전진할 수 있습니다. 오늘 당신의 삶의 현실을 '데오레오'의 눈으로 바라보십시오. 문제 속에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정탐꾼들은 40일 동안 가나안 땅을 두루 다니며 정탐했습니다(21-22절). 그 과정에서 헤브론에 사는 거인 아낙 자손들을 보기도 했습니다. 분명 두려움을 느낄 만한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가지고 돌아온 결정적인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에스골 골짜기'에서 벤 포도송이였습니다(23-24절). 얼마나 크고 탐스러웠던지 두 사람이 막대기에 꿰어 메고 와야 할 정도였습니다. 석류와 무화과도 함께 가져왔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과일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빈말이 아니라 실제임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였습니다. 히브리어로 '열매'는 '페리'(פְּרִי)인데, 이는 신약 헬라어 '카르포스'(καρπός)와 연결됩니다. '카르포스'는 단순히 나무의 열매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성령의 열매처럼 내적 성품의 결과일 수도 있고, 수고와 노력의 결실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하나님의 약속이 얼마나 풍성하고 실제적인지를 보여주는 '가시적인 증거'로서의 열매입니다.
정탐꾼들은 어려운 현실(아낙 자손)과 함께,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약속의 풍성함을 보여주는 이 '카르포스', 이 증거를 함께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우리의 신앙 여정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로는 아낙 자손과 같은 거대한 문제와 두려움이 우리를 엄습합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하나님은 반드시 에스골 골짜기의 포도송이와 같은 은혜의 증거, 약속의 '카르포스'를 우리에게 보여주십니다. 그것은 응답받은 작은 기도일 수도 있고, 위로의 말씀 한 구절일 수도 있으며, 예기치 않은 도움의 손길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카르포스'를 발견하고, 그것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며 굳게 붙잡는 것입니다. 그 증거들이 우리로 하여금 현실의 두려움을 이기고 계속해서 약속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됩니다. 당신의 삶 속에 하나님께서 이미 허락하신 '카르포스'는 무엇입니까? 그것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믿음의 동력으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민수기 13장 전반부를 통해 약속의 땅을 향한 믿음의 첫걸음을 살펴보았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그분의 목적을 위해 부르시고 보내십니다(아포스텔로). 그리고 우리에게 현실을 직시하되, 믿음의 눈으로 그 너머의 하나님의 약속과 능력을 보라고 말씀하십니다(데오레오). 또한 그 약속이 얼마나 실제적이고 풍성한지를 보여주는 은혜의 증거들, 즉 카르포스를 우리 삶 속에 허락하십니다.
비록 나중에 열 명의 정탐꾼이 부정적인 보고를 함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역사가 이어지지만, 오늘 우리는 이 첫 명령과 순종, 그리고 에스골 골짜기의 포도송이라는 긍정적인 증거에 집중하기를 원합니다.
오늘 하루, 여러분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영적 가나안을 향해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으로 첫걸음을 내딛으십시오. 현실의 문제 앞에서 두려워하기보다 믿음의 눈으로 하나님의 일하심을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이미 우리에게 주신 수많은 은혜의 열매들, 그 '카르포스'를 기억하고 감사하며 믿음으로 전진하십시오.
이 새벽, 약속의 땅을 향한 믿음의 정탐을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그리하여 오늘 하루도 주님의 신실하심을 경험하며 승리하는 복된 날이 되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 아버지, 오늘 새벽 저희를 깨우시고 약속의 땅을 향한 믿음의 여정을 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의 부르심(아포스텔로)에 순종으로 응답하게 하시고, 현실의 어려움 너머 주님의 신실하심을 보는 믿음의 눈(데오레오)을 열어 주옵소서. 저희 삶에 이미 허락하신 은혜의 열매(카르포스)들을 기억하며 담대히 나아가게 하시고, 오늘 하루도 믿음 안에서 승리하는 복된 날 되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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