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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삶 묵상] 민수기 28장 16절-31절, 끊임없는 예배에 대한 요구, 단 한 번의 응답

생명의 삶/04 생명의 삶 민수기

by silentday 2025. 5. 24.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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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삶 묵상 본문인 민수기 28:16-31에 나타난 반복적인 제사의 목록과 그 속에 담긴 인간의 한계에 대해 묵상하였습니다. 구약 제사의 한계와 죄인인 인간이 스스로 구원하려는 노력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단 한 번의 죽으심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셨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생명의 삶 묵상] 민수기 28장 16절-31절, 끊임없는 예배에 대한 요구, 단 한 번의 응답
[생명의 삶 묵상] 민수기 28장 16절-31절, 끊임없는 예배에 대한 요구, 단 한 번의 응답

 

 

민수기 28장 16절-31절, 끊임없는 예배에 대한 요구, 단 한 번의 응답

 

오늘 본문은 어찌 보면 건조하고 반복적으로 보이는 제사 규정 목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유월절과 무교절, 그리고 칠칠절 첫 열매를 드리는 날에 관한 규례들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드리는 상번제 외에도, 절기마다 특별한 번제물과 소제물, 전제물, 그리고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속죄제물에 대한 지시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러분 중 어떤 분들은 이 본문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왜 이렇게 복잡하고 많은 제물을 반복해서 드려야 했을까?’ 한편으로는 타당한 질문입니다. 마치 현대의 우리가 빼곡한 스케줄과 업무 목록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것처럼, 고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도 이러한 제사 규정들은 삶의 중요한, 어쩌면 부담스러운 ‘업무 목록’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1.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의 보게 되는 삶의 무게

 

오늘 본문을 읽으면서, 우리는 답답한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바로, '거룩하신 하나님'과 '죄악으로 가득 찬 인간' 사이에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되는 답답함이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 본문을 자세히 보십시오. 16절부터 유월절, 17절부터 무교절, 26절부터 칠칠절(맥추절, 오순절)의 규례가 이어집니다. 이 모든 절기는 하나님께서 베푸신 구원과 은혜, 풍성한 수확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축제의 시간입니다. 기쁨과 감사가 넘쳐야 할 시간입니다. 그런데 이 기쁨의 절기 규정 속에 반복적으로, 마치 배경음악처럼 깔리는 명령이 있습니다. 바로 “속죄제를 드릴 것이니라”(22절, 30절)입니다.

심지어 23절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민수기 28:23, 아침의 번제 곧 상번제 외에 그것들을 드릴 것이니라

규정에 의하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매일 드리는 상번제, 그것으로도 부족하여 절기마다 특별한 제물을 더하고, 그 위에 또 속죄제물을 드려야 했습니다. 흠 없는 수송아지, 숫양, 일 년 된 어린 숫양, 그리고 고운 가루에 기름 섞은 소제물과 전제물까지. 그 목록은 길고 구체적입니다.

이러한 모든 사실들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분의 은혜를 기억하며 기뻐하는 그 순간에도, 그들의 죄성과 연약함을 간과하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의 힘으로는 결코 완전한 의로움에 이를 수 없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떠올리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장치입니다. 마치 우리가 아무리 즐거운 잔치를 열어도, 그 잔치가 끝나면 청소해야 할 쓰레기가 남는 것처럼, 인간의 삶에는 끊임없는 죄의 문제가 뒤따릅니다. 이 제사 규정들은 바로 이 엄중한 현실, 하나님 앞에서의 삶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2. 반복적인 제사 속에 담긴 하나님의 뜻

 

본문의 반복적인 제사 규정들은 단순한 제사 의식에 대한 규정들을 넘어, 우리의 지성과 마음에 호소하는 바가 있습니다.

 

첫째, 이 규정들은 하나님의 변함없는 거룩함과 공의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죄를 가볍게 여기시는 분이 아닙니다. 죄는 반드시 다루어져야 하며, 그 대가가 치러져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정교하고 반복적인 제사를 통해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자신들의 죄를 직접 확인해야만 하였으며, 그 죄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깨달아야 했습니다.

 

둘째, 이 규정들은 인간의 노력으로는 결코 하나님의 기준에 도달할 수 없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냅니다.

하나님께서는 매일, 매주, 매 절기마다 반복되는 제사를 규정하셨습니다. 이러한 제사 규정들은 그 어떤 인간의 행위로도, 그 어떤 동물의 피로도 영원하고 완전한 속죄를 이룰 수 없음을 보여주는 그림자와 같습니다. 히브리서 기자가 말한 바와 같이, "율법은 장차 올 좋은 일의 그림자일 뿐이요 참 형상이 아니므로 해마다 늘 드리는 같은 제사로는 나아오는 자들을 언제나 온전하게 할 수 없느니라"(히 10:1)라는 말씀을 우리는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끊임없는 각종 제사들은 오히려 인간의 한계를 절실하게 깨닫도록 하는 하나님의 의도가 담긴 제도들이며, 더 완전한 대속의 길을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간들이 깨닫도록 하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셋째, 이 규정들은 하나님께서 죄인들과 관계를 유지하려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비록 불완전하고 반복적일지라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제사를 통해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지속해야만 했습니다. 그들은 절기 때마다 하나님 앞에 나와야 했으며, 각종 제사를 통하여 하나님과 교제해야만 했습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소통하려는 모습과 같습니다.

 

 

3. 예수 그리스도께서 단번에 드리신 영원한 속죄

 

그렇다면, 이 복잡한 제사 규정들은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고 있을까요? 바로 여기에 복음의 핵심이 있습니다. 이 모든 반복적이고 불완전했던 제사들은 단 한 분,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단번에 드리실 영원하고 완전한 제사를 뜻합니다.

  • 흠 없는 제물: 본문은 계속해서 “흠 없는”(without blemish) 제물을 드릴 것을 강조합니다(28:19, 31). 이러한 요구는, 흠 없는 제물이시며 죄 없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하심을 상징합니다(벧전 1:19).
  • 속죄제: 반복적으로 드려졌던 속죄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모든 죄를 위한 단 한 번의 속죄제물이 되실 것을 가리킵니다. 이사야 53장 10절은 예수 그리스도를 "속건제물"로 묘사하며, 히브리서 10장 12절은 "오직 그리스도는 죄를 위하여 한 영원한 제사를 드리시고 하나님 우편에 앉으사"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 유월절 어린양: 유월절 규례는 우리를 죄의 노예 상태에서 해방시키신 유월절 어린양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적으로 가리킵니다 (고전 5:7).
  • 첫 열매: 칠칠절에 첫 열매를 드리는 규례는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와, 또한 성령 강림을 통해 시작된 교회라는 새로운 추수에 대해 미리 가르쳐 주는 단어들입니다(고전 15:20).

오늘 본문의 이 길고 반복적인 제사 목록은 마치 거대한 화살표와 같습니다. 이 모든 제물, 이 모든 피 흘림, 이 모든 수고로움은 한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갈보리 언덕 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 모든 요구가 충족되었고, 이 모든 그림자가 실체로 드러났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 그리스도 없이는 해독 불가능한 암호문과 같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라는 렌즈를 통해 볼 때, 이 모든 규정은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 계획의 일부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그 거룩함에 대한 하나님의 요구하심을, 하나님 자신이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셔서 친히 감당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율법과 은혜 사이의 긴장이 복음 안에서 해소되는 지점입니다.

 

[생명의 삶 묵상] 민수기 28장 16절-31절, 끊임없는 예배에 대한 요구, 단 한 번의 응답
민수기 28장 16절-31절 구약의 각종 제사들과 인간의 노력으로도 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어린양 예수께서 단번에 해결하셨다.

 

 

4. 우리의 응답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문자 그대로 소나 양을 잡아 제사를 드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본문은 현대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는 여전히 우리 나름의 ‘제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성공이라는 제단에 자신의 시간과 건강을 바칩니다. 어떤 이들은 타인의 인정이라는 우상에게 자신의 감정을 소모합니다. 어떤 이들은 완벽주의라는 이름 아래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하며 살아갑니다. 이 모든 것은 어쩌면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으로부터 안정감을 얻고,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현대판 제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이 보여주는 것처럼, 그리고 신약성경이 확증하는 것처럼, 그 어떤 인간적인 노력이나 ‘제사’도 우리에게 참된 평안이나 구원을 줄 수 없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단번의 완전한 제사만이 우리를 하나님 앞으로 담대히 나아갈 수 있도록 인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응답은 더 이상 죄책감이나 두려움 속에서 끝없이 제물을 바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의 응답은 이미 모든 것을 이루신 그리스도 안에서 감사와 기쁨으로 드리는 ‘산 제사’가 되어야 합니다 (롬 12:1). 우리의 삶 전체를, 우리의 시간과 재능과 마음을, 이제는 율법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받은 구원의 은혜에 대한 사랑의 응답으로 드려야만 합니다.

오늘 이 아침, 본문의 반복되는 제사 목록 앞에서 우리는 지루함이 아닌 경외감을 느껴야 합니다. 우리 죄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그래서 얼마나 많은 대가가 필요했는지, 그러나 그 모든 대가를 예수 그리스도께서 홀로, 그리고 단번에 지불하셨다는 사실에 대한 깊은 깨달음과 감사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감사가 오늘 우리의 삶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이끌어 가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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